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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50억 내고 구경만”…지연된 ‘스마트 오토밸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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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5. 26. 09:00

IPA, 첨단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중
민간사업자 카마존 자금 조달 어려움
“부지 사용 등 방안 있지만 IPA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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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오토밸리 실버전체조감도./인천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항 일대에 추진 중인 2만대 규모의 최첨단 중고차 수출단지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사업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민간사업자의 자금 조달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IPA가 스스로 승인한 사업계획서상의 내용마저 뒤늦게 문제 삼으며 사업 추진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IPA는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 중구 남항 배후단지 일대 39만8000여㎡에 최첨단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차 약 2만대를 수용하는 실내외 전시장, 유통시설 등이 집약된 '수출 클러스터'를 만들어 인천 연수구의 옛 송도유원지 일대 노후화된 수출단지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량만 해도 54만대에 달하며,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는 중고차의 75% 이상은 인천항을 이용한다.

해당 사업은 민간사업자인 '카마존'이 IPA의 부지를 장기임대해 단지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진행 중이다. 공공 부지를 활용한 민간 주도형 임대개발이다.

하지만 사업은 자금 조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카마존은 지난해 말까지 총 사업비 2480억원 중 20%인 약 490억원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IPA는 기한을 다음 달 30일까지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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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 부지 일대의 모습./김정규 기자
지난 20일 찾은 인천 남항 일대 사업부지는 황량한 상태로 방치된 모습이었다. 문제는 현재 착공 신고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실제 공사가 언제 시작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IPA가 착공과 함께 부지 사용을 불허하는 등 공모 당시 자신들이 승인한 사업계획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마존 관계자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테스트베드를 미리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애초에 사업계획서에도 명시된 내용인데,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마존은 지난해 3월부터 임대료 약 49억원을 납부했지만, 정작 부지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채 비용만 지출한 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카마존 관계자는 "IPA는 어떠한 근거는 보여주지 않은 채 사업목적에 맞지 않는다고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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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 부지 일대의 모습./김정규 기자
무엇보다 다음 달 30일까지인 자금 조달을 위해 투자자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땅을 사용도 못한 채 수십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과 잠재적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마존 관계자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일부 부지 사용에 대한 조건부라도 허가가 필요하다"며 "조건부 허가만 있어도 투자자들 설득해 자금 모을 수 있고, 조속한 시일 내에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IPA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기존 송도유원지의 중고차 수출단지와는 전혀 다른, 최첨단 수출 플랫폼 조성을 목표로 한 사업이었다"며 "정해진 설계에 따라 완성도 높은 인프라를 갖춘 뒤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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