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고도화·설비투자 정중동 행보
꿈의 배터리 상용화시 '게임 체인저'
로봇·UAM 등에도 적용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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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3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마쳤다. 발행예정주식수는 1182만1000주였지만 이를 웃도는 청약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로 1조6500억원을 조달한다. 이 중 약 3500억원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은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가 캐즘 이후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기차 탑재 시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또 전기를 전달하는 전해질이 고체라 화재 위험성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상용화 시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와 무음극(anode-free) 기술 등을 통해 기존 각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를 약 40%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력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소개되기도 했다.
삼성SDI는 2022년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처음으로 수원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전용 파일럿 라인 'S라인'을 구축했다. 이어 2023년에는 'ASB(All Solid Battery·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며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전자재료사업부에서도 전고체 소재 사업을 병행하며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3년 말부터는 글로벌 고객사 5곳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급해 성능 평가도 진행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들이 배터리 성능과 특성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현재 양산 공정 핵심인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 계획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크기와 용량을 확대한 전고체 배터리 샘플 생산 및 공급을 통해 양산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사양을 고객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뿐만 아니라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고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기기에도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잠재 고객들과 다양한 적용 분야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기술 확장성과 응용처 다변화를 통해 사업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SDI는 업계 최고 수준인 에너지 밀도 900Wh/ℓ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으며, 이를 토대로 오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과 공정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